[바깥밥] 일산 오마카세 스시미츠
- taste_Food/바깥밥 기록
- 2023. 10. 18.
'순삭'이라는 말 요즘 많이 쓰는데 지난주 금요일이 결혼 22주년이 되던 날이었습니다. 잠시 생각해 보면 22년이 그야말로 '순삭'인 것 같습니다.
결혼하고 채1년이 지나지 않아서 첫째가 생기고 그리고 두 살 터울로 둘째가 생기고 그 와중에 살림도 육아도 직장도 뭐 하나 똑 부러지게 못하면서 바쁘게만 살아왔던 시간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커서 저 마다의 일정으로 올해 결혼기념일 외식을 같이 할 사람은 제 파트너이자 룸메인 남편뿐이라 제가 좋아하는 메뉴, 초밥으로 정했습니다.
일산 오카카세 스시미츠는 작년에 고3을 앞둔 아들 마음 한번 잡아보려고 예약 시도는 했으나 이미 꽉 찬 예약일정으로 방문을 못했던 곳입니다. 올해는 평일에 저녁이라 그런지 당일 오전에 온라인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일산 오마카세, 일산 스시 등으로 검색했을 때 방문 후기들도 꽤 괜찮고 작년에 예약실패의 경험이 있어 한 것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했습니다.
위치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무궁화로 39 (장항동 734)
◈ 031-915-3888 I 매주 화요일 휴무 I
일산라이프 거의 10년인데도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이 헷갈려하는 저인지라 저희 집에서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가을 저녁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고 라페스타 맛집이 많은 상가들 쪽에 있습니다.
영업시간 및 가격
◈ 런치 1,2부 (12:00-13:20 13:30-15:00) 디너1,2부(18:00-19:50 20:00-22:00)
◈ 예약은 캐치테이블, 전화로 가능. 노키즈 존. 예약금 런치2만원, 디너 4만 원 예치 필수
◈ 가격은 런치 5만원, 디너 9만 5천 원
런치와 디너로 나뉘어 100%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요즘은 이런 소규모 오마카세 스시집들은 대부분 이렇게 런치와 디너를 두타임으로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스시미츠는 별도 테이블 없이 위에 실내 전경처럼 딱 13명 한 타임 운영입니다. '노키즈존' 문구에 처음에는 아이들도 스시 좋아하는데 싶었는데 그 아이들이 인당 5만원, 10만원 정도 오마카세 코스를 조용히 즐길 줄 아는 키즈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 유아동이라면 이곳에는 안 오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기본세팅 & 주류
기본세팅은 일식 상차림이 그렇듯이 심플합니다. 젓가락과 수저 따끈한 수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마시는 차는 시원한 혹은 따뜻한 차를 확인하고 따라 주십니다. 오마카세 스시는 초밥에 간장까지 셰프가 묻혀주기 때문에 개별 간장 종지가 함께 세팅되지만 별로 찍어 먹을 일은 없습니다.
본격 스시가 나오기 전에 저희는 하이볼을 한잔씩 주문했습니다. 단 스시미츠에는 같은 하이볼이라도 아메리카노 샷 추가처럼 샷을 추가하는 옵션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으로 남편은 샷을 추가해서 (물론 샷 추가는 3000원 더 비쌉니다) 해서 마셨는데 맛있었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먹은 하이볼 보다 훨씬 맛있다고 했더니 셰프님 말하길 일본에서는 섞어마시는 토닉류를 달지 않은 것을 주로 쓰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좀 달달한 것을 좋아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달달한 토닉을 섞는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에피타이저
사진은 열심히 찍었지만 불과 사나흘전인데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하네요 -.- 게다가 점심 코스보다 거의 두 배가 되는 가짓 수로 더욱 기억이 흐릿하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먼저 오마카세 첫 번째는 계란찜입니다.
수저로 젓지 말고 그대로 먹으라는 셰프님 설명과 함께 먹은 계란찜은 새우살 식감이 아니었으면 그냥 물처럼 호로록 넘어갈 만큼 부드럽기가 일등입니다.
가운데 고등어 이소베마키는 보통 초절임한 고등어 안에 초생강, 야채 등을 넣어 김에 말아먹는 것인데 고추냉이를 조금 더 올려서 먹으면 맛있고 감칠 맛이 확 올라옵니다.
오른쪽은 아마 한치다리에 새콤달콤 해초소스가 깔린 것으로 소스에 찍어 먹으면 역시 입맛을 돋우는 새콤달콤함이 남습니다.
다음은 광어, 전복, 맑은 모시조개 국입니다. 아귀 간을 광어로 말아서 먹었는데 아귀 간이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는 것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전복은 너무 부드럽고 특히 아래 전복 내장 소스의 크리미 하고 고소한 맛은 아직 초밥코스 시작도 하기 전인데 이곳에 잘 왔다 싶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맑은 모시조개 장국의 개운함은 지금까지 먹은 다양한 맛들을 한번 정리해 주는 맑고 개운한 맛이었습니다.
본격 초밥이 나오면서 시작은 도미, 참치뱃살, 참치속살(아카미) 입니다. 도미(살짝 광어였나 싶기도 하지만)는 잘 숙성되어 살이 쫄깃했고, 참치뱃살 그리고 속살 각각 다른 식감과 찰기로 초밥 러버인 저를 충분히 즐겁게 했습니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초밥의 핵심 밥은 간이 딱 좋고 밥 알이 입 안에 들어가면서 바로 흩어지는 찰기입니다. 개인적으론 조금 찰기가 있는 꼬들한 밥을 좋아하긴 하는데 남편은 이것이 일본 정통 초밥의 밥알이라고 했습니다 ^^
저는 밥의 양이 제게 조금 많아서 셰프님에게 적게 부탁했고 이후 밥의 양이 조금 덜어진 초밥을 먹었습니다.
왼쪽 첫 번째 초밥이 토치로 불맛을 낸 생선 살은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는 것이었는데 뭐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운데는 전갱이 그리고 유자 제스트 얹어진 제 최애 초밥 중 하나인 한치 초밥입니다. 한치나 오징어 회가 맛있으면 단맛 나는 것 아시죠? 스시미츠 한치초밥도 단맛 나는 적당한 두께감의 한치로 아주 맛있었습니다.
생선가라아케, 참치/한치/우니/새우가 곁들여진 미니카이센동, 감태로 감싼 단새우마키
가라아케는 튀김옷이 거의 없는 생선 살을 바로 온전하게 맛볼 수 있는 담백한 튀김이었습니다. 카이센동은 조물조물 섞어서 김에 한 숟가락씩 싸 먹으면 재료가 좋고 신선하니 배가 부른데도 다 안 먹을 수 없게 맛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새우와 감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식감과 맛입니다.
참, 초반에 모시조개 장국 이후에 중간에 따끈한 미소장국이 나왔었는데 제가 사진을 못 찍어서 그것은 패스했습니다.
우니, 장어, 미니 일식우동
이번에 스시미츠에서 식사하면서 초반에 먹었던 아귀간과 함께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나 싶었던 것이 바로 우니였습니다. 우니가 비싸기도 하지만 저는 그 가격만큼 그렇게 맛을 잘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에 듬뿍듬뿍 한입에 먹으니 그 특유의 고소한 감칠맛은 또 생각이 납니다.
조림된 장어 덮밥 그리고 마지막 돼지고기 편육이 올라간 온우동은 간이 슴슴해서 식사를 마무리하는 음식으로 적당했습니다.
디저트
계란카스테라 교쿠, 유자 샤베트
디저트는 밀가루 안 들어간 일본식 카스테라 한쪽과 딱 한입이지만 입안을 정말 개운하게 해주는 유자 샤베트입니다.
일식 코스의 카스테라는 밀가루는 안 쓰고 아마 마와 다른 재료를 쓴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음 빙수 같은 유자 샤페트에는 계란 흰자 머랭이 들어가서 얼음과 다른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셰프님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일산 스시미츠 오마카세 맛있습니다.
가격도 이 정도 양에 맛이면 가성비 측면에서도 추천입니다.
22주년 기념일에는 남편과 단 둘이 왔지만 23주년에는 4인이 또 다른 맛집을 방문에서 리뷰 글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시 먹으면서도 이야기의 반은 같이 못 온 두 명의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었거든요 ㅎ
아무튼 일산에서 맛있는 오마카세 일식집 찾으신다면 스시미츠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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