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깝밥] 을지 장만옥
- taste_Food/바깥밥 기록
- 2023. 9. 5.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의 멤버 한 친구가 수원 쪽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마포, 일산, 부천에 살던 저희의 주 모임 지역이었던 상암, 공덕, 마포, 홍대, 합정을 벗어날 때가 온 겁니다.
그 친구는 수원까지 버스 이용이 그래도 용이한 을지로 만남을 제안했고 그래서 지난 금요일 저희는 처음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를 방문했습니다.
지나가기만 했던 동네 을지로, 기대이상 재미있었습니다. 그 동안 저희가 주로 모였던 지역이 아기자기 예쁜 감성이었다면 을지로는 좀 센 기운과 함께 어른들의 동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을지로 모임을 할 것 같지만 저희 첫 모임 장소였던 퓨전 중식 주점 을지 장만옥을 소개합니다.
을지 장만옥
서울 중구 을지로 12길
영업 : 11:30~01:00 15:00~16:00 브레이크 타임 (토, 일 12:00시 오픈, 휴무일 없음)
🙇♀️ 을지로3가역 10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내외였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지도 찍고 그대로 따라오면 쉽게 발견합니다.
단, 일행이 모두 와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저는 브레이크타임 이후 첫 손님으로 3시 40분쯤부터 저 주황색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반차내고 을지로로 향한 직장인 비주얼은 아직 낮에 가까운 을지로에 참 안어울렸지만 저는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4시쯤 되어도 혼자 앉아있으니까 일하시는 분이 몇 명이냐고 물었고 전부 4명이라고 했더니 3명 정도 되면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을지 장만옥 이국적인 실내
을지 장만옥은 중앙 긴 테이블을 중심으로 2~3인이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들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과 의자는 바에서 쓸 법한 공중부양 형태로 이 곳은 길게 몇 시간 편하게 있는 공간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양조위, 장만옥 출연의 화양연화 중 한 컷 작은 사진이 어느 벽면에 성의없어 보이게 붙어 있었는데 그 마저도 무심하게 꾸며진 힙한 인테리어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메뉴 & 세팅
위 왼쪽 이미지가 메뉴판입니다. 초록색은 음식, 빨간색은 주류입니다.
그리고 세월의 흔적인지 사용감이 많아서 그런지 이 곳에 딱 어울리는 앞접시와 수저가 기본 세팅입니다.
을지 장만옥은 가게 이름이 주는 호기심, 매력 (저희 세대에 화양연화, 첨밀밀의 장만옥은 최고였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수많은 블로그에서 메뉴들 후기가 많아서 와보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표고슈마이
블로그에서 많이 보였던 메뉴들 중심으로 저희도 주문했습니다.
표고슈마이 (10,800 원)는 이름 그대로 표고버섯에 새우완자가 함께 튀겨져 나옵니다. 표고에 고기완자나 해물완자 등 다른 곳에서도 먹어봤던 메뉴지만 을지 장만옥의 표고슈마이가 특별한 이유는 제 생각에 식감입니다.
얼마나 바삭하게 튀겨져있는지 튀김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듯싶습니다. 표고와 함께 먹는 다진새우의 양도 푸짐해서 맛도, 식감도 좋습니다.
산동식 마늘쫑면 & 진주완자
산동식 마늘종면 (12,500원)는 저의 선택이 있습니다. 빵, 면, 만두, 수제비 등등 밀가루 러버인 제가 선택 안 할 수 없는 메뉴였습니다. 다진 돼지고기와 마늘종 볶은 것 아래에 꽤 굵은 면발 (짜장면 면발 정도)의 쫄깃한 국수가 간장 베이스로 버무려져 있습니다. 예전에 대만에 갔을 때 유명한 식당에서 이렇게 고기와 함께 볶아진 마늘종 볶음을 밥과 같이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면과 함께도 맛있었습니다.
진주완자 (12,800원) 는 돼지고기와 새우로 만든 소를 찹쌀에 굴려 쪄낸 요리입니다.
쪄낸 찹쌀의 빛깔이 진주 빛깔과 비슷해서 이름이 진주 완자가 된 것 같습니다. 든든한 주먹밥을 하나 먹은 것처럼 속도 꽉 채워져 있고 무엇보다 찹쌀밥이 주는 식감과 든든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삼선 & 산동쇼우기
지삼선 (12,500원)간장에 가지, 감자, 양파를 볶아낸 요리입니다. 큼직한 모양의 채소들 식감도 좋고 간도 맛있습니다.
산동쇼우기 (15,800원) 여러 가지 소스로 조린 닭고기 냉채입니다. 오이가 들어가 있고 나름 새콤한 소스로 다른 음식들보다 좀 더 개운한 맛입니다.
장만옥 하이볼 & 에일 맥주
장만옥에는 아쉽게도 생맥주가 없어서 수제맥주 에일을 마셨습니다.
생각보다 알콜 도수가 꽤 있는 듯해서 저는 끝까지 못 마셨습니다. 그리고 시킨 것이 장만옥 하이볼입니다. 연태주에 토닉, 오렌지 음료가 섞인 맛으로 연태주의 강한 향과 맛이 꽤 있지만 그래도 마시기에 괜찮습니다.
하이볼, 칵테일 종류는 9,000원대, 수제맥주는 6,800원 입니다.
저희가 4시 오픈에 들어가서 약 1시간 반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나올 때 보니 이미 가게 테이블은 다 찼고 웨이팅 손님들이 보였습니다.
을지로 핫플 체험 제대로 했습니다. 저는 오래간만에 이색적인 분위기, 인테리어 등등 재미있었지만 다른 블로그 내용처럼 메뉴들은 아주 만족은 아니었습니다.
메뉴들이 전체적으로 간장, 마라 베이스이다 보니 처음 한두 개 메뉴는 너무 맛있었는데 먹을수록 간이 세고 메뉴들이 비슷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 🙇♀️ 어쩜 메뉴 한두 개에 술 한두 잔이 기본인 곳에서 저희가 너무 많이 시키면서 감흥이 반감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
오픈전 일행을 기다리며 바깥 의자에 앉아 있는데 연인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지나가며 한자로 쓰여 있는 간판을 서로 읽어 보라고 하면서 역시 서로 한자에 약하다고 하고 지나갔습니다.
장만옥 한자는 못 읽어도 장만옥을 추억한다면 꼭 와보고 싶은 장소였을텐데 그런 추억은 저에게만 있었나 봅니다.
힙지로에 어울리는 술 한잔 할 만한 장소 고민이시라면 을지 장만옥에 장만옥하이볼과 마늘종면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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