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창동맛집 빨간양념숯불구이

지난주 평일 덕수궁 앞에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 퇴사 후 누릴 수 있는 기쁨입니다)

우리 시대 덕수궁은 덕수궁 보다 '덕수궁 돌담길'이 더 유명세를 타서인지 덕수궁 내부를 찬찬히 둘러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 날 저와 친구들은 규모는 작지만 건축물들이 섬세한 덕수궁 내부를 구경했습니다. 특히 지난가을 개관했다는 돈덕전은 우리나라 궁궐 내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고풍스러운 서양 건축물에 첫 번째 감탄하고 두 번째는 비운의 대한제국 역사를 볼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오래간만에 문화활동 이후에 주변 맛집을 검색하다 저희는 북창동으로 향했고 북창동의 맛집 중 제가 가본 적 있었던 일명 빨간 동그랑땡이라고 하는 숯불구이집을 방문했습니다.

 

위치

북창동 빨간양념숯불구이집 삼성 & 남매집

 

 

■ 주소: 서울 중구 남대문로 1길 39, 시청역 7번 출구에서 약 200m (플라자호텔 뒷골목)

■ 연락처 : 02-752-6449

■ 오픈 :  11:30~22:00 (21:20 라스트오더)

 

'북창동 고추장양념 숯불구이' 정도로 검색을 하고 가게를 찾아서 막상 도착하면 입구에서 한번 더 고민하게 됩니다. 똑같은 메뉴를 하는 가게가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어느 집이 원조일까? 어디가 더 맛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두 군데 다 가본 저로서는 맛은 양쪽 다 맛있다고 일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방문 시 이 식당을 소개한 남편의 말로는 원조는 '삼성'이라고 했고 당시 저희는 '삼성'이 줄이 너무 길어서 옆에 '남매집'을 갔었는데 이곳도 만석이었고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메뉴

삼성 양념숯불구이집 메뉴판

 

 

이곳에서는 동그랑땡이라는 메뉴가 시그니처입니다.

둥글게 자른 냉동 돼지고기 목살에 주문 즉시 빨간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고추장은 쓰지 않고 고춧가루에, 마늘, 생강 등만 넣어 깔끔하게 매운맛이 비결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같은 양념의 주물럭, 꼼장어, 생고기소금구이, 돼지굴비 모두 1인분 200g 기준 가격은 17000원을  같습니다만 다른 테이블을 봐도 거의 모두  동그랑땡 주문입니다.

 

 

냉동동그랑땡

 

북창동 삼성 냄동동그랑땡

 

 

위 사진 중 왼편 고기는 위쪽이 냉동동그랑땡 아래가 생고기 주물럭입니다. 친구 중 하나가 냉동보다는 생고기가 낫지 않겠냐고 해서 2인분씩 주문했습니다만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역시 냉동동그랑땡이 굽기도 먹기도 맛있습니다.

숯불에 양념고기 굽기란 난이도 중 이상은 되는 스킬인데 그나마 냉동동그랑땡은 고기 형태도 유지되고 굽기가 수월한데 생고기 주물럭은 고기 컨트롤이 더 어렵습니다.

 

처음 맛본 친구들의 처음 맛평가는 '간이 너무 세다'였습니다.

그래서 쌈채소에 고기 한두 점과  파저림을 한 것 올려서 같이 먹는데,  매콤달짝지근한 양념고기를 숯불에 구운 맛과 신선한 채소의 조화란 아마 우리나라 사람의 99%는 호불호가 없는 너무 맛있는 맛입니다.

 

생고기주물럭도 맛은 거의 비슷하지만 저는 식감도 오히려 냉동동그랑땡이 좀 더 좋았습니다.

 

꼼장어

 

북창동 삼성 꼼장어

 

꼼장어는 원래 예정에 없던 메뉴인데 친구 중 하나가 부산에서 꼼장어 먹었던 얘기를 하는 바람에 주문해 봤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만장일치로 기대이상이어서 1인분 더 주문했습니다.

숯불구이 꼼장어를 처음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보통 회식자리 2~3차에서 먹다 보니 맛에 대한 기억도 없었고 예전에 꼼장으로 유명하다는 부산 기장에서는 전골로 먹었었는데 제게는 또 먹고 싶은 맛이나 식감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삼성의 양념숯불구이 꼼장어는 맛이면 맛, 탱탱한 식감이면 식감이 냉동동그랑땡 못지않게 별미였습니다.

꼼장어를 아예 못 드시는 분 아니라면 방문 시 동그랑땡과 함께 꼭 같이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기타 설명 

 

북창동 삼성 양념숯불구이 기본찬과 식당전경

 

제가 아까 같은 메뉴를 하는 옆집 남매집도 맛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한 가지 그곳보다 더 '삼성'이 좋았던 것은 기본찬의 신선함이었습니다. (🙇‍♀️ 남매집 방문했던 때가 연말 완전 성수기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날 밑반찬 종류나 서빙이 정신이 좀 없었거든요)

삼성은 1인 기본 된장국, 물김치가 세팅되었는데 두 가지 다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저녁 이른 시간에 가서 그랬는지 이모님들도 친절하시고 뭐든 떨어지기 전에 부족함 없이 채워주셨습니다.

 

가게는 오래된 노포느낌이 물씬 나는 양은 동그란 테이블이 주를 이룹니다. 메뉴와 어울리는 분위기라 생각되었습니다. 좌석은 1층 외에 2층에도 있는 것 같았고 저희가 6시 이전 거의 첫 손님이었는데 1시간 내외로 평일인데도 금방 좌석이 찼습니다. 방문 예정이시라면 아예 일찍 혹은 한번 손님들 빠지는 시간을 잘 공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친구들이 첫맛 소감을  '간이 세다'라고 해서 소개한 저로서는 처음에 살짝 걱정했는데 결론은 '맛있다' '나중에 한번 더 와야겠다'였습니다

시청역부근에서 시원한 소맥 한잔과 함께 할 식당, 음식 찾으신다면 북창동 돼지고기 빨간 동그랑땡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