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한스 베그너의 의자들

요즘 대세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초기 홈쇼핑  장면이 나오는데  주인공의 형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이제 물건은 필요해서 사는게 아니라 가지고 싶어서 사는 것' 이라구요.

맞는 말입니다. 없는 것보다 다른 것,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찾고 구매하고 있으니까요. 최근 저는 의자가 자꾸 눈에 보입니다 ^^

가구들이 기능에서 디자인으로 넘어가면서 디자이너, 브랜드 등을 좀 알아야 가구 보는 안목이 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틈틈이 가구 디자이너, 브랜드를 좀 살펴볼까 합니다.

 

오늘은 미드 센트리 북유럽 디자인의 열풍을 몰고 온 디자이너 중 하나라고 하네요.  덴마크의 레전드라고 하는  한스 베그너 (Hans Wegner )와 그의 가구들을 살펴봅니다.

(🙇‍♀️ 많이 들어본 '미드 센트리'도 70~80년대 미국 문화가 원조라고 알았는데, 북유럽이 고향이네요)

 

 

한스  베그너 (Hans Wegner) 소개

 

한스 베그너

덴마크 출생 I   1914. 4 . 2 ~ 2007. 1. 26 

“의자는 누군가 앉아야 드디어 완성된다.”  "의자는 인간에 가장 가까운 물건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핀 율, 아르네 야콥센 등과 함께 20세기 덴마크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으로  그의 디자인 스타일은  자연스러운 기능주의 즉 실용적이면서도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을 자연을 닮은 아름다운 선으로 표현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500개가 넘는 다양한 의자를 디자인했으며, 그중 100개 이상이 대량 생산이 될 만큼 지금까지도 의자 디자인에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14살 때부터 목수의 보조역할로 일하기 시작했고, 그 후에는 코펜하겐의 전문 교육기관에서  목수일과 건축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한스 베그너의  가구들은  우아하게 휘어진 원목 의자들이 많아, 소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목공 기술이 없이는 만들기 어렵다고 합니다.

 

 

한스 베그너의  대표작들

 

위시본 체어

 

위시본 체어

 

 

닭이나 오리 등 조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목과 가슴 사이에 있는 V자형 뼈를 위시본 Wishbone이라고 하는데, 의자의 등판 부분이 이 뼈의 형태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입니다.

이 브이 V 자의 양쪽 끝을 두 사람이 잡고 서로 잡아당겨 긴 쪽을 갖게 된 사람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위시 Wish (소원) + 본 Bone (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 그렇군요. 피쉬본은 많이 들어봤어도 '위쉬 본'은 생소했는데, 다 스토리가 있네요)

 

다른 이름으로는  ‘Y Chair’라고도 불립니다.

현재까지 한스 베그너의 디자인중 가장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니다.  한스 베그너의 작품들을 분류할 때  ‘차이니스 체어 라인’에 속하는 디자인으로  덴마크 무역상의 초상화에 삽입된 명나라풍 의자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의자로 꼽히고 있지만 1950년 처음 시장에 내놓았을 때는 대중들이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1960년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이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해서 이후 대중들의 사랑과 오늘날의 입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 체어 (The Chair)

 

더 체어 & 더 체어를 이용하는 케네디

 

 

가장 아름다운 의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더 체어’입니다.

허리가 아픈 케네디 대통령이 애용한 의자로 유명해져 케네디 의자 Kennedy Chair라고 불리기도 하고, 완벽한 형태의 의자라는 의미에서 더 체어 "the Chair"라고 불립니다.

1960년대 케네디와 닉슨의 TV 토론쇼에 배치되어 '더 체어'는 대중적으로도 미국인들에게도 영향력 있는 디자인, 작품으로 인식되었습니다.

(🙇‍♀️ '더 체어'는 그 어떤 별칭보다 명예로운 이름이네요 )

 

더 체어에 대한 평가는 전 세계 의자 디자인의 원형이 되는  의자. 전통적인 덴마크 목공예 기술과 디자인 철학의 본질이라는 어마어마한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한스 베그너는 더 이상 다른 작가와 문화에서 영감을 찾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가 애정 하는  덴마크 모던 디자인이 세계적인 트렌드, 모티브의 매개로  인식되는 장을 연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 스마일링 체어

 

더 스마일링 체어

 

 

1963년 출시된 The Smiling Chair 역시 디자인 전문가들에게 찬사를 들었던 것과 달리 처음에는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런 디자인을 구현해내야 하는 제작 기술의 제한으로 당시 생산도 매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1998년 재출시되면서 대중적인 관심은 물론 건축학 측면에서도 뛰어난 구조물로 인정받았습니다.

더스마일링 체어는 한스 베그너의  " 의자는 반드시 편안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그의 원칙이 그대로 반영된 작품입니다.

 

 

피콕 체어

 

 

일명 공작 의자  Peacock chair는 공작의 펼친 날개를  떠올리게 하는 등받이 디자인이 특징적입니다.  

이 의자는 한스 베그너가 72세였던 1986년 작품으로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의자를 만들고자 했던 그의 꿈을 현실화한 디자인의 작품입니다.

피콕 체어는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매우 단순한 곡선과 직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입니다.

안정감과  디자인적인 우아함을 극대화한 동시에  의자의 실용적  기능인 편안함과  가벼워서 이동성 또한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중들이 사랑하는 한스 베그너의 많은 의자가 있지만  이 의자야 말로  한스 베그너의 작가적 경험과 철학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라 평가됩니다.

 

 

출처 I BRIQUE Magazine

 

 

이외에도  한스 베그너 작품 중 가장 중후하고 힘 있는 윙 체어,  미니멀한 디자인의  Bull Chair 등 다수의 작품들이  디자인의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거장의 작품들이 전시회도 열리곤 했었던 것 같은데 그땐 몰랐지만 이렇게 훑어보니 어떤 명화 관람보다도 더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한스 베그너의 정말 대표작이 되는 의자 일부만 좀 서칭해 봤는데 이 디자인을 변형한 의자들을 일상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고 떠 오르는 것 보면 이제는 보면 알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가구 이야기 종종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