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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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딸내미는 가끔 선심 쓰듯 제게 '같이 영화 볼래?'라고 합니다.

본인의 소중한 시간을 제게 나누어주는 것이 곧  효도라는  다소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저는 늘 그 상황을 기쁘게 수락합니다. 그런 시추에이션으로 지난 주말  갑자기 조조영화로 딸과 함께 본 영화가 잠(Sleep)입니다.

스물한 살 딸내미는 저와 영화 감상 후기가  달랐지만 저는  주제도 소재도 참신했고 재미있었고 여운도 있어서 리뷰 남겨봅니다. 

 

'잠'  요약정보

 

영화 잠 후기

 

◎ 개봉일 :  2023.9.6
◎ 장르 : 미스터리
◎ 러닝타임 : 94분
◎ 감독 : 유재선 (🙇‍♀️ 감독 입봉작이라고 합니다.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채널 유랑쓰 부부가 이 감독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시사회에 초대된 영상을 통해 유재선 감독이 이름과 달리 남성임을 알게되었습니다 )


영화 '잠' 줄거리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

임산부로 직장생활을  하는 수진은 배우생활을 하는 남편 현수가 생업 걱정 대신 본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는 행복한 부부입니다.

어느 날  옆에 잠든 남편 현수가 잠꼬대처럼  “누가 들어왔어”라고 하고 다시 잠듭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남편 현수는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깨어나 기이한 행동을 하고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진은 남편 현수의 이상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 무당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고  고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특별히 호전되는 증세를 보이지 않자  수진은 남편이 잠들어서 본인과 가족들을 해칠까 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포감으로 인해  현실의 수진이 오히려  점점 이상해집니다.

🙇‍♀️  아직 영화 개봉이 채 한달이 안 되는 시점이라 줄거리의 디테일은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

 

 

 

등장인물 /출연

 

영화 잠 등장인물들영화 잠 등장인물들영화 잠 등장인물들
영화 잠 등장인물들

 

잠의 주인공은 신혼부부 두 사람 이선균(현수)과 정유미(수진) 두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리드하는 정유미 배우에게 주인공의 비중을 좀더 두고 싶습니다.  

영화 보다 최근에는 예능을 통해 부쩍 익숙한 그녀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적지 않게 보아왔습니다.

82년생김지영, 더테이블, 부산행 그리고 TV 드라마까지 여리고 예쁘지만 당차고 의외성을 가진 캐릭터. 이번 영화 '잠'도 그 캐릭터의 연장이긴 하지만 다른 어떤 작품보다 저는 캐릭터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82년생 김지영에서 정유미보다 저는 오히려 더 진짜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선균배우야 늘 잘 하는 사람이고, 이번에도 더도 덜도 없이 그럴 것만 같은 혹은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남편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잠에서 두명의 강렬한 조연이 등장하는데 저는 무속인 보다 아래층 주민으로 등장한 배우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종종 드라마에서 조연이나 단역으로 봤던 분인데, 우리 집 아래층 위층에 살 것 같은 나름 사연과 사정이 있는 이웃주민 역할로 너무 좋았습니다. 새삼 뻔하지 않은 이런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배우는 물론 창작자인 감독의 힘 같습니다. 

 

 

영화 후기

 영화 잠 포토  영화 잠 포토
영화 잠 포토 

 

1. 영화의 소재가 신선하다

 

'잠'은 우리가 매일매일 겪는 일상인데 '잠'이라는 상태나 현상은 미지의 영역, 비이성의 영역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내가 현실에서 인지하지 못하거나 억압하고 있는 무엇이 잠을 통해 일어나거나 표현되고 주인공처럼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니 주인공들도 우리도 그 행동, 표현에 관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상황까지 갈 수 있는지 혹은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마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풀어내는 시작과 끝이 '잠'이라니 영화의 소재가 신선합니다.

 

 

2. 장르물을 넘는 무언가가 있다

 

영화 소개에서 장르가 '미스터리'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미스터리 장르물은 공포와 반전에 반전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우선 긴장했던 신경과 온몸의 힘이 쭉 빠지곤 하는게 수순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보다는 풀지 못한 퍼즐 같은 (확실히 미스터리가 맞긴 합니다만 ) 혹은 어떻게든 나만의 결론을 좀 정리해야 하는 빈칸이 남는 영화입니다.

예를 들면 현수(이선균)의 결말은 현수의  연기였을까 아니면 수진이 생각하는 결말이었을까. 같은 질문 그리고 이 영화는 기승전결 굉장히 촘촘히 잘 짜인 구성이구나 같은 감상 등이 더 크게 남았습니다.

 

3. 감정 이입의 포인트가 강력하다

 

영화 잠 포토 영화 잠 포토
영화 잠 포토 

 

저는 이 부분이 딸과 제일 다른 부분입니다.

신혼부부랑은 거리가 먼 결혼 20년차이지만 저는 왜 그 집의 가훈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할 문제는 없다) 같은 나무 팻말에 그렇게 눈이 가던지요.

저희 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아무리 본인 의지가 아니라도 ...남편이 저 정도면 이혼하거나 별거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게 현명한 거지'라고.

하지만 기혼자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결혼생활은  현명함이나 논리만 가지고는 지킬 수 없는 레이스입니다. 어느 한쪽이 수면장애로 기이한 행동을 하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직면하든 어쨌든 처음은 이 상황을 함께 잘 해결해서 가정을 지키려는 의지가 논리와 현명함 보다 훨씬 위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현수, 수진의 부부 서약같은 저 팻말이 주는 메세지가 이후 수진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오히려 설명해 주는 듯했습니다.

제게는 수진도 수진의 엄마도 모두 '나라도 저럴 수 있을 듯'한  감정이입의 대상이었습니다.

 

4. 재미있다

 

주관적 평가이지만 영화에 어떤 시대적  의미나, 가치나, 줄거리가 좋아도 저는 영화가 재미있어야 추천합니다. 어떤 장면, 에피소드가 심하게 자극적이지 않아도 재미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소재가, 탄탄한 구성이 좋으니 보통 이상 웃기거나 슬프거나 무섭거나 하지 않아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이 영화에 대해 재미있냐고 혹은 볼만하냐고 물으면 재미있다고, 볼만하다고 답은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그렇다고 답하기가 저는 애매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영화 '잠'은 제게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상 볼거리를 좋아하는 저 만의 영화 잠 리뷰였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 볼까 말까를 망설이신다면 특히 커플이시라면 같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딸과 커플 영화도 괜찮지만 코 많이 고는 진짜 메이트와 보면 더 할 얘기가 많을 영화입니다.

 

🙇‍♀️ 오늘도 반차를 냈으나 별다른 스케줄이 없다는 후배에게 영화 '잠'을 추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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